바다소년의 넋두리2009. 1. 30. 21:55

해적 깃발 속 해골의 유래

멕시코시티 북방 80km의 툴라(Tula)에 톨텍(Toltec)족의 도시가 세워진 것은 950년경의 일이다.


톨텍족은 일찍이 마야인들이 고도 문명을 이룩하고 있던 유카탄 반도에 침입하자마자 마야의 자비롭고 온건한 신들을 내쫓고 피에 굶주린 신을 섬겼다.


마야의 장인들에게는 무서운 형상을 조각하도록 명령했다.

 

그들의 왕이며 또한 신으로 추앙 받은 케살코아틀은 톨텍족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군림했는데, 그 상징은 무서운 방울뱀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11세기가 되자 마야와 톨텍의 문화는 차츰 혼합되었으나, 새로운 잔인한 경향만은 그대로 남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X자 모양으로 교차된 뼈다귀와 해골 무늬였다. 톨텍족은 신전 내부를 불길한 무늬로 장식했는데, 해골은 공포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자주 사용되던 주소재였다. 훗날 카리브해에 출몰한 해적은 이 신전 장식에서 힌트를 얻어 인골 두 개가 X자 모양으로 교차된 위에 해골이 있는 무늬를 깃발에 그려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해적선에서 해골 무늬 깃발을 내거는 것이 유행이 된 시기

해적은 고대부터 있었다.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 사모스 섬의 왕 포로크라테스는 수십 척의 갤리선을 거느리고 해적질로 막대한 부를 쌓았으며, 기원전 81년 로마의 카이사르는 에게해에서 해적에게 잡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난 후 즉시 토벌군을 이끌고 역습하여 이들을 일망 타진했다. 8-10세기경 바이킹은 영국해협과 유럽 각지를 휩쓸었고, 12세기에는 슬라브족의 해적이 발트해를 석권했다.

 
이처럼 무자비하기만 하던 해적이 국가의 인정을 받은 적도 있었다.

 

16세기말에 영국과 스페인의 식민지 확보 경쟁에서 교전상대국의 배를 약탈해도 좋다는 국왕의 사략 특허장을 무기로 사선에 의한 해적행위가 공공연히 행해졌다. 해적은 두 나라의 제해권 쟁탈전에서 큰 역할을 했는데, 1588년에 영국함대의 일원으로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퇴한 것도 사략선 출신의 지휘관들이었다.

 

17세기 초 유럽 국가 간에 평화가 찾아오자, 해적들은 유럽의 국제법이 적용되지 않는 아메리카 수역으로 이동했다. 이 무렵 카리브해에서 영국 프랑스 네델란드 해적 외에도 또 다른 해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버커니어(buccaneer)"였다.

 

본래 버커니어는 짐승을 잡아 그 고기를 훈제하여 생계를 꾸리는 인디오들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스페인에게 박해를 받던 인디오들이 할 수 없이 해적이 되자 해적을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이들과 유럽계 해적들이 다투어 해적질을 함에 따라 종종 해적간에도 충돌이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카리브해일대에는 스페인의 영토가 많았으므로 스페인 선발들이 주된 약탈 대상이 되었으며, 기동력 빠른 해적선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돛대를 눕혀 난파선으로 가장하거나 초라한 어선으로 꾸며 스페인 상선에 접근한 다음 상대의 혀를 찔러 습격하는 것이 버커니어의 상투적인 수단이었다.

 

17-18세기에 해적들의 약탈은 심각했으며, 18세기 초에는 공포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해골이 그려진 해적 깃발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X자 모양으로 교차되던 인골 위에 해골이 있는 해적 깃발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나타내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이미 해적에 진저리를 치고 있던 상황에서 불길한 해적 깃발을 본 사람들은 지레 질겁을 하고 우왕좌왕 하였기 때문에 해적은 손쉽게 약탈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해적선마다 다투어 깃발을 내거는 것이 유행이 되었으며, 뒷날 해적을 묘사한 소설이나 영화에서 해적선의 상징으로 해골 깃발을 쓰게 되었다.

해적기의 법도




해적이 배나 항구를 습격할 때는 항상 '해적기'를 걸었다. '습격을 하겠다'라는 의사 표시를 하려고 사용되는 일이 많았다.

 

공격을 당한 배는 저항할 여력이 없을 때 승복의 뜻으로 백기를 들고 납치를 당하는데, 이러한 무저항 승복일 때는 해적은 배나 승조원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고 다만 침탈을 하고 떠났다. 하지만 승복하지 않았을 시에는 해적기가 내려가고 '적색 깃발'을 걸고 가차없는 공격을 가했다.

 

또한 군함은 '해적기'를 내건 배를 만나면, 그 배가 '해적선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어 경고없이 공격을 가할 수 있어 침몰시킬 수 있었다.

 

Posted by 바다소년